일본학에서 일본의 출생 또는 성장과 관련된 의례가 그동안 신도와 관련을 가졌다면 일본의 장례와 제례는 불교식으로 행해지고 있다. 장례와 제례가 불교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기독교인이 아니라는 것을 사찰에 증명을 해야 하는 일본의 데라우케제도와도 깊은 연관이 있다. 일본의 장례문화와 제례문화에 대해 알아보며 더 나아가 일본에서 특정 나이대에 행해지는 의식들인 야쿠도시와 도시이와이에 대해서도 알아보고자 한다.
1) 일본의 장례문화
일본에서 장례문화는 불교식으로 치러진다.
일본인들은 주검을 부처라고 일컬으며 저승길은 왕생이라고 칭한다.
일본의 장례식은 불교와 일본 고유의 민속 간의 문화 접촉으로 인해 다소 독특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죽은 사람의 수의는 승려의 여행 복장으로 염주, 보시를 위한 주머니를 갖추고 있다.
이 보시 주머니에는 실, 쌀, 동전, 바늘, 가위, 망자가 살아있을 때 좋아했던 물품을 넣으며 이는 곧 죽은 자가 승려의 길을 떠나 마침내 부처가 된다는 불교적 사후관에서 나왔다.
예전 일본의 장례식은 소시키구미로 불리는 조직에 의해서 행해졌으며 해당 조직에서 장례절차를 진행하고 장례물품도 함께 준비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와서는 전문 장례식장이 장례를 맡아서 하는 케이스도 증가하고 있다.
더불어 일본에서는 화장하는 것을 가장 일반적인 장법으로 채택하여 행하고 있다.
화장을 한 유골을 땅에 묻은 뒤 그 위에 나무 또는 돌과 같은 비를 세운다.
물론 죽은 자를 땅에 파묻는 토장의 방법도 예전에는 사용했다.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며 최근에는 납골당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이다.
유골을 불교식 공양탑 아래에 납골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라고 볼 수 있다.
장의의 순서를 살펴보자면 사망확인, 납관, 철야, 장례식, 고별식 순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철야에는 유족 등 고인과 깊은 관계가 있는 사람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함께 밤을 보내고 장례식의 모든 의식에는 승려가 입장해서 향을 피우고 독경을 한다.
앞서 언급했던 장례식을 불교식으로 진행하는 일본은 장례식 후 7일 동안은 엄격하게 근신이 필요하다.
49일째가 되어야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관념이 강하기 때문에 일본에서 49재는 여전히 보편성을 가진다.
더불어 위에 언급된 기간에서는 결혼식처럼 경사에는 참석할 수 없으며 장례 후 맞이하게 되는 새해에도 새해 인사를 주고받지 않으며 신사참배도 가지 않는다.
49재를 모두 마치면 장례식에 참석해 준 사람들에게 고마움의 뜻으로 보자기, 녹차와 같은 물건을 보내며 이런 행위는 고덴가에시 라고 한다. 금액으로 환산하자면 받은 금액의 1/3에서 반액 정도를 기준으로 한다.
2) 일본의 제례문화
제례는 세상을 떠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남은 자손들이 제례를 계속하여 올림으로써 죽은 조상 혼의 격이 높아진다고 믿었다.
일본에서 제사는 연기 또는 연기공양, 연기법요라고도 칭하는데 불교식으로 이루어진다.
연기의 경우 보통 가후 33년째의 마지막 제사를 끝으로 하지만 지방에 따라서는 50년째에 끝이 나기도 한다.
일본인들은 현재도 조상을 모셔와 접대를 한 뒤 다시 다른 세계로 돌려보내는 선조와 자손의 교류를 상징하는 행사인 오본을 중요시한다.
이는 세상을 떠난 할머니 또는 할아버지 그 이전의 조상들이 돌아온다고 믿는 불교의식에서 유래됐다.
3) 야쿠도시
야쿠도시란 일본에는 특정한 나이가 불운이 많이 발생하는 해라고 생각하여 이에 해당하는 해에는 특히나 근신하는 관습을 의미한다.
이것은 근세 시대 이후 일본의 민간에 널리 퍼지게 되었으며 중국의 음양사상에 기초를 두고 있다.
야쿠도시는 시치고산처럼 남자와 여자의 나이가 다르다.
일반적 남자의 나이는 25,42,61세이며 여자의 경우 19,33,37세가 이 야쿠도시에 해당하는 나이이다.
다만 모든 도시가 다 동일한 것은 아니며 지방에 따라 조금 다른 경우도 있다.
언급했던 야쿠도시 나이 중 남자의 42세, 여자의 33세는 가장 주의해야 하는 야쿠도시로 생각한다.
따라서 이 나이에는 액을 쫓는 주술적 행위를 하였으며 경계심이 작용하고 있는 나이로 볼 수 있다.
재앙에 따른 불운을 막기 위한 행위로는 몇 가지가 있다.
새해를 두 번 맞이하는 의식을 행하여 야쿠도시를 피한다거나 음력 1월 1일에 신사참배를 가면서 몸에 갖고 있던 동전을 버리는 행위이다.
이 외에도 친척 또는 이웃을 불러 연회를 베풀고 이를 행함으로써 액을 먹어버린다는 행위도 있다.
더불어 자녀가 태어난 해에 부모가 야쿠도시였다면 나쁜 불운이 옮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 예방조치로 아이를 길에 버린 것처럼 위장하고 미리 부탁해 둔 누군가가 데려오기도 하였다. 이런 행동을 통해 불운이 사라졌다고 믿었다고 볼 수 있다.
4) 도시이와이
도시이와이는 한국으로 보면 어른들의 환갑, 칠순 등에 잔치를 하는 것처럼 오랜 기간 장수를 축하하는 의례이다.
일본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는 않으며 61세 환갑, 70세 고희, 77세 희수, 80세 산수 등의 의례가 있다.
여러 나이대의 의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었던 것은 환갑이다.
환갑은 61세인데 이는 10간 12지가 60년 만에 한 바퀴를 돌아 다시 제자리에 돌아왔으므로 어린 아기로 돌아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다는 의미로 생각했다.
예전 시대에는 일본에서 환갑을 맞게 되면 집안을 이어가는 장자의 지위를 장남에게 양도하며 모든 활동을 그만두고 은거생활에 들어갔다. 일본에서 환갑은 혼례, 겐푸쿠와 함께 3대 의례 중 하나일 정도로 의미가 깊다.
하지만 의료기술의 발전등으로 수명이 연장되어 요즘의 환갑은 일상이 되었기에 예전처럼 큰 행사를 하지는 않는다.
간단히 가족들이 모여 축하하거나 또는 여행을 가는 정도로 그친다.
'일본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본의 언어: 일본어의 구조와 특징 설명 (4) | 2024.10.02 |
---|---|
일본 문화의 독창성: 고유한 전통과 현대적 표현 (3) | 2024.10.02 |
일본의 역사: 전통과 현대의 조화 (2) | 2024.10.01 |
일본학에서의 일본의 생활문화와 첫돌 문화, 시치고산, 성인식 일본의 결혼식과 약혼식에 대하여 (2) | 2024.09.28 |
일본학에서의 일본의 문화 일본의 생활 속 의례 문화와 출산 문화, 오시치야와 하쓰미야마이리, 오쿠이조메와 하쓰젯쿠에 대하여 (7) | 2024.09.27 |